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5일 사상 초유의 국민소환 투표가 예정돼 주목받고 있다.
또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심각한 '레임덕'(권력누수)에 허덕이고 있고,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처하는 등 사실상 지도력 부재 상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베네수엘라의 국민소환=차베스 대통령은 15일 국민소환 투표를 통해 정치적 운명이 결정된다.
그가 국민소환에 까지 이른 것은 사회주의 정책과 경제난이 맞물려 발생했다.
석유수출 수익금을 국고에 귀속시킨데다 교육 및 의료 예산을 두 배로 증액시키는 등 급진적 개혁이 잇따랐다.
전 국민의 80%에 이르는 빈민층은 지지를 보낸 반면, 중산층 이상은 차베스를 무능한 대중선동가로 몰아 붙였다.
때문에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한 1998년 이후 국민들은 완전히 둘로 갈라졌다.
극심한 경제난은 불만 세력을 크게 자극했다. 집권당시 12%였던 실업률은 지난해 17%로 껑충 뛰었다. 세계 5위의 원유 수출국임에도 베네수엘라는 2002년과 2003년 마이너스 9%의 경제성장으로 후퇴했다.
반(反) 차베스 진영은 급기야 합법적인 실각 방안을 모색했고, 개정헌법에 보장된 소환투표 조항을 활용했다.
국민소환에 대한 여론조사는 찬반이 다소 엇갈리고 있어 결과가 흥미롭다.
소환투표 참관인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참관인 명단에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다큐영화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등 명사 98명이 초청됐다.
▽페루와 멕시코 상황=페루의 톨레도 대통령은 10%를 밑도는 지지도로 탄핵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임기인 2006년 이전에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고, 의회도 탄핵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톨레도 대통령은 2001년 취임 초만 해도 60%에 이르는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경제 실패와 결단력 없는 지도자라는 평가에 지지도가 급속히 떨어졌다.
멕시코 폭스 대통령은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두고 권력 누수로 비틀대고 있다.
최근 핵심 측근인 알폰소 두라소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 부인인 마르타 사군의 '대권 야망'을 폭로하고 사임하자 여권이 크게 분열됐다.
더욱이 최근 치러진 3개주 선거에서 여당 본거지에서 조차 야당에 패하는 등 권력누수가 급속히 찾아왔다.
이 때문에 2006년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 패배'가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디지털뉴스팀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