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전쟁 신호탄?=1일 이라크 바그다드와 모술에서는 기독교 교회와 신학교 등 모두 5곳이 동시다발 폭탄테러를 당했다. 이 테러로 저녁 미사에 참석 중이던 어린이 2명 등 적어도 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
모술에서는 경찰서를 겨냥한 폭탄테러로 적어도 5명이 숨지는 등 이라크 곳곳에서 테러와 습격 등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뉴욕 타임스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폭탄테러는 지난해 3월 이라크전쟁이 일어난 뒤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몇 개월간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추종하는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은 기독교인들이 운영하는 주류 판매점 등을 약탈해 왔다.
외신들은 이번 테러를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자신들의 도덕 규범을 무슬림과 기독교인에게 강제하는 분위기와 연관지었다. 테러 배후에는 이슬람교를 앞세운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있다는 분석이다.
치로 베네디티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라크에서 기독교회가 처음으로 (테러의) 표적이 돼 끔찍하고 걱정스럽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이라크에는 동방정교와 시리아정교, 아르메니아 정교, 프로테스탄트 등 80만명의 다양한 기독교인들이 있다.
▽인질 석방 여부 혼선=1일 케냐 정부는 지난달 21일 붙잡힌 인도인과 케냐인 각 3명, 이집트인 1명 등 모두 7명이 풀려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그다드 주재 이집트대사관과 인질들이 일하던 쿠웨이트 기업은 “아직 석방되지 않았다”고 엇갈리게 발표했다. 결국 케냐 정부가 섣부르게 ‘희망사항’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군이 완전히 철수한 지난달 19일 이후 이라크에서는 11개국이 넘는 외국인 22명이 다양한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파키스탄인 2명은 지난달 28일 살해됐고, 터키인 1명도 권총으로 살해 당하는 모습이 한 이슬람 웹사이트를 통해 2일 공개됐다. 반면 지난달 말 붙잡힌 레바논인 2명 중 1명은 2일 풀려났고, 소말리아인 트럭 운전사도 곧 석방될 것이라고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같은 날 방송했다.
인도 정부는 자국 근로자 3명을 구출하기 위해 이라크에 체류 중인 6000여명의 인도인들을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슬람군 파병도 난관=알 카에다 군사조직인 ‘아부 하프스 알 마스리 여단’은 1일 이탈리아 병력이 보름 내에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세계 어디서건 이탈리아인들이 피를 흘릴 것이라고 시한부 통첩을 보냈다.
한편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압둘 아지즈 왕세제를 만나 “이슬람군이 유엔이 아닌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에 편입될 수는 없다”고 강조해 파병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바그다드·카이로=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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