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지원자 감소세가 이어지자 최근 미국 내에서도 “‘MBA 황금시대’가 이대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영대학원 대표자들로 구성된 GMAC(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Council)가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교의 75%는 지난해 지원자가 전년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원자가 전년도에 비해 21% 이상 줄었다고 응답한 대학도 전체의 40%에 달했다. 특히 여러 학교에 동시에 지원하는 복수지원자를 감안하면 각 MBA 지원자의 감소 폭은 더 커지는 셈이다.
이는 MBA 지원을 위해 치러야 하는 GMAT 응시자의 수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GMAT 응시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 감소했고 2002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25%나 줄어들었다. 반면 나이 많은 경력자가 주로 몰리는 단기 MBA 코스는 강세. 단기 MBA 프로그램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원자가 전년도에 비해 늘었다고 답변했다.
GMAC는 2년짜리 정규 MBA 지원자의 감소 이유를 경기 회복에서 찾고 있다. 과거 경기 침체기를 피하는 대안이자 고용시장이 풀렸을 때를 대비해 MBA를 찾던 학생들이 이제는 바로 직업을 찾아 업계로 나간다는 것.
그러나 미국 학생뿐 아니라 외국 학생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엄격해진 미국의 비자 규정이 유학생들의 발걸음을 막는 일차적인 요인. 외국 학생들이 런던 비즈니스스쿨이나 프랑스에 있는 인시드(INSEAD) 등으로 눈을 돌리는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학생들이 자국에서 질 높은 MBA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아졌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1일 “이런 움직임은 MBA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온 미국 대학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업료가 점점 비싸지는 것 역시 부담 요인. 미국에서 2년짜리 MBA 코스를 밟으려면 10만달러(약 1억1500만원) 이상이 든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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