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적 화법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뤼 부총통은 이날 한 TV와의 회견에서 “현대는 무한전쟁 시대”라며 “중국이 군사적 공격을 가해야만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외교적으로 대만에 압력을 가하고 경제적으로 대만 자금을 통제해 대만을 와해하려는 등 외교 및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뤼 부총통은 또 대만 원주민 출신 가수 장후이메이(張惠妹)가 베이징(北京)에서 5년 만에 처음으로 공연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대만 총통부는 뤼 부총통의 발언 파문이 확대되자 이날 밤 성명을 발표해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안은 아직 준전쟁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유시쿤(游錫곤) 행정원장은 직접적인 논평을 하지 않은 채 “양안관계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언급한 것처럼 평화와 안정이 상호 작동하는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국방부 관리도 “중국군은 현재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뤼 부총통이 말하는 준전쟁 상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수 장후이메이는 “나는 연예인일 뿐”이라고 반발했고, 그의 가족들은 “대만인과 원주민을 이간질하려 한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뤼 부총통은 7일 다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내 발언은 경제, 외교전쟁 측면에서 얘기한 것이며 군사적 관점에서 말한 것이 아니다”며 “대만은 군사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심리적, 국민적 방어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대만 행정원은 중국의 압력을 받은 아테네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아테네 국제공항 내 대만 광고물 철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철거 요구 대상은 공항의 짐 운반용 손수레와 경기장 이동버스에 부착된 광고 등이다.
이 광고는 영문 표기의 ‘Chinese Taipei’ 중 ‘Chinese’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게 쓰고 ‘Taipei’는 큰 글씨로 부각시킨 데다 올림픽 마크 위에 대만 국기를 그려 넣었다. 중국은 이를 대만 독립 움직임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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