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版 CNN’ 무산…세계적 방송 창설 계획 돈없어 포기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52분


국제사회 뉴스가 앵글로색슨족의 시각으로 재단된다며 BBC(영국), CNN(미국) 등에 맞서 세계적인 방송사를 창설하려던 프랑스의 노력이 재정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주 “프로젝트에 들어갈 돈을 마련할 수 없어 방송국 창립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랑스의 국제적 위상을 되살리기 위해 프랑스어 전용 방송국을 세우겠다는 것은 2002년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내건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시라크 대통령은 당시 프랑스어 사용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4%에 지나지 않는다는 우려에 따라 올해 말까지 프랑스어로 방송되는 세계적 방송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이라크전쟁이 미국과 영국의 침략전쟁이라고 발언한 유엔 연설 내용이 CNN과 BBC에 의해 무시당하자 “세계의 주요 사건들이 앵글로색슨족의 시각에 맞게 재단되어 세계 모든 가정에 방영된다”며 방송국 건립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문제는 방송국에 들어갈 예산. 연간 8600만달러가 필요하지만 당장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고 2006년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프랑스 정부는 아직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시라크 대통령의 꿈이 언제 실현될지는 묘연한 상태이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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