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美-英-이스라엘 보안요원 무장허용 논란

  • 입력 2004년 8월 10일 19시 02분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에 총을 들고 참가한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의 출전선수들은 총기를 휴대한 자국 보안요원들의 보호를 받는다.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주최국 그리스 정부가 양해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0일 “그리스 정부가 이들 3개국에만 총기 휴대를 은밀히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그리스 정부의 체면을 생각해 외교행낭으로 총기를 수송하기로 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영국 보안요원은 무려 130명. 선수단 보호를 담당하지만 미국처럼 운동선수 개인에 대한 경호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영국에 앞서 그리스 정부에 압력을 가한 미국은 아예 특수부대 400명을 아테네에 주둔시킬 예정이다.

타국 특수부대 주둔과 보안요원의 무장 허용은 자국 영토에서 외국 정부 관계자의 무기 소지를 금지하는 그리스 국내법 위반은 물론이고 올림픽 전통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총기 휴대는 양해했지만 실제 총기를 사용한다면 외교적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

레티나 데스피뇨토 그리스 공공질서장관은 “외국 보안요원들이 그리스 땅에서 총을 쏠 경우 그 어떤 특별대우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총을 사용하면 누구라도 법 적용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정부는 보안요원 7만명을 투입해 올림픽 치안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올림픽 기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작전명 ‘올림픽 사수 작전(Operation Distinguished Games)’을 승인했다. 26개국이 참여한 NATO 동맹이 올림픽 안전에 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NATO군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테러 대비에 나선다.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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