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 지역 ‘장보고 역사연구회’의 장샤(張峽·중국 향토사학자) 회장은 “장보고는 아버지가 스다오 출신이며 신라에 귀화한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고구려사 왜곡도 모자라 장보고까지 아전인수하는 그 말에 교사들은 술렁댔다.
하지만 ‘항의’를 하지는 못했다. 절 한쪽의 ‘장보고 기념관’은 한 중국인 기업가가 34억원의 거금을 쾌척해 건립 중이고, 현재의 절 건물도 스러진 옛터에 1988년 중국측이 재건한 것이라니…. 1991년 한 대학 교수의 노력으로 장보고 기념탑이 세워진 게 전부인 우리의 현실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대전 전민초등학교 이붕희 교사(41)는 “중국의 장보고 해석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고, 전남 여수 소호초등학교 장영은 교사(29)는 “앞으로 우리가 장보고를 ‘우리 장보고’로 말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고 했다.
해군 충무공수련원의 ‘장보고 대사 연구원’인 고경석씨(41)는 “중국이 장보고를 자기 쪽에 연결시키려고 하지만 삼국사기 열전 등에 확실한 기록이 있는 만큼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참가자들을 달랬다. 대구 성화여고의 장순남 교사(47)는 “감성적 대응보다 좀 더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당당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체험했다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됐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평가다. 전남 주암종합고 최주곤 교사(47)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세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장보고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다졌다”고 말했다.
4년째를 맞은 ‘장보고 답사’는 올해 6 대 1의 치열한 경쟁 속에 무작위 추첨으로 280명이 선정돼 그중 1, 2차 답사단이 각각 5박6일의 답사 일정을 마쳤다. 11일에는 마지막 3차 답사단이 장보고가 개척한 항로를 따라 중국 산둥반도로 향한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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