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는 또 윤봉길(尹奉吉) 이봉창(李奉昌) 의사의 의거가 잇따르자 백범 김구(金九) 선생을 배후로 지목하고 체포에 나섰으나 실패한 뒤 군경에 ‘보는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 가쿠슈인(學習院)대 동양문화연구소가 조선총독부에 근무했던 전직 고위 관리 등 129명의 육성 증언을 정리한 ‘조선총독부 관계자 녹음기록’에서 밝혀졌다.
녹음은 당시 총독부 관계자가 연구자와 문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증언자 가운데는 조선총독부의 2인자인 정무총감 등 고위관리가 다수 포함돼 있다.
총독부 재무국의 전직 관리는 송병준이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가쓰라 다로(桂太郞) 일본 총리에게 “넓은 땅과 2000여만명의 인구를 모두 일본의 손에 넣을 수 있다. 조금도 비싸지 않다”며 1억5000만엔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재일사학자 최서면(崔書勉)씨는 12일 송병준이 요구한 1억5000만엔의 현재 화폐가치에 대해 “한일병합 당시엔 거액의 개념이 몇백, 몇천만엔 정도였지 단위가 1억을 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어 화폐가치를 계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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