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구상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 재배치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감축 및 재배치 계획=부시 대통령이 16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해외참전용사회 연례행사에 참석해 발표할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는 주한미군 1만2000여명과 이라크에 이동 배치된 주한미군 2사단 병력 3500명, 주일미군 일부의 감축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감축 대상의 3분의 2가 유럽 주둔군으로 이들은 대부분 독일 주둔군이며 이탈리아 주둔 미군 수천명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주둔군 가운데 1기갑 사단과 1보병 사단 등 2개 사단은 미 본토로 철수하는 대신 1개 경무장 스트라이커 여단이 독일에 배치될 예정이다.
7만∼10만명의 해외주둔 미군 감축에 따라 10만명의 군속과 가족들도 본국으로 귀환하게 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군 재배치 구상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계속해서 유럽 주둔 미군의 최대 기지로, 재편되는 유럽 주둔 미군의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되며 특히 독일 주둔 미군 기지는 통합훈련과 사령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재배치에 따라 2차 대전 이후 영국 런던에 있던 미 해군 유럽사령부가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전하는 등 유럽 주둔 미군 지휘체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발표 배경=이번 계획은 냉전 종식 이후 변화한 국제정세와 점증하고 있는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미 본토 방어 전략의 일환이다. 부시 행정부는 출범 직후 이 구상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감축 대상국과의 협의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7월경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260여만명의 회원을 둔 해외참전용사회 연례행사에서 직접 발표하는 것은 선거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행사가 열리는 오하이오주는 대선 최대 접전지의 하나이며 경제상황 악화로 현재 부시 대통령이 열세를 보이는 지역. 특히 이 주에서 패배한 후 당선된 공화당 출신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발표를 국가안보에 강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안보 관련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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