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황금’을 선점하라=프랑스는 지난달 국방부 장관을 보내 알제리와 무기, 기술 수출과 정보 교류를 포함하는 군사협정에 서명했다. 같은 달 외교부 장관, 재무부 장관이 잇달아 알제리를 방문해 25억달러의 원조를 했다. 프랑스의 빨라진 행보는 아프리카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앞선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
미국은 2002년 콜린 파월 외무장관이 고위 관리로는 처음으로 앙골라와 가봉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직접 세네갈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을 순방했다. 올해 3월에는 차드 말리 모리타니아 등의 고위 장성들을 독일에 있는 미군 유럽사령부로 초대하기도 했다.
비(非)서구권 가운데는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1, 2월 잇달아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했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40개국과 경제적 교류를 하고 있다. 식민 지배로 서구 국가에 반감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에 호의적이다.
▽석유를 위해선 독재 정권과도 협력=2003년 말 현재 아프리카의 석유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7.8%. 중동 지역 위기로 석유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독재정권에 대해서도 구애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가봉 방문 때 1967년부터 독재정권을 구축해 온 오마르 봉고 대통령의 리더십을 한껏 추켜세웠다. 미국과 프랑스 역시 오랫동안 독재 정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해 온 콩고, 앙골라 등의 정권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대해 “서방세계에 대한 석유 판매 대금이 군부 독재를 강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 있지만 각국은 석유 이권 앞에서 이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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