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위원장은 전날 CBS방송의 ‘국민과의 만남(Face the Nat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CIA를 핵심적인 3개 기능별 기관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정보기구 개혁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업무와 국토안보부 국무부 에너지부 재무부 소속의 정보기관들도 새로운 국가정보국장의 관할 아래 두자고 제안했다.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로버츠 위원장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존 맥로플린 CIA 국장 대리는 23일 성명을 통해 로버츠 위원장의 제안은 ‘개악(改惡)’이라며 “설사 계획대로 개편돼도 CIA는 해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테닛 전임 CIA 국장도 로버츠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뭔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조직을 흔들어 놓으려는 잘못된 계획”이라면서 “미국의 안보를 증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해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테닛 전 국장은 “그의 제안은 정보 업무를 오해한 위험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의 방안대로 갈 경우 CIA 요원들의 사기 및 안보능력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록펠러 민주당 소속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도 “로버츠 위원장의 개혁안은 궁극적으로 알 카에다나 다른 테러조직들과의 전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CIA를 해체하게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다이앤 페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CIA를 완전히 해체하겠다는 발상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 방안이 정보 분야나 국가안보를 위해 최선의 방안이 될지 확신할 수 없다”고 회의를 나타냈다.
한편 CIA를 포함한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을 신설하자는 9·11조사위원회의 개혁안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가정보국장직 신설에는 동의하지만 정보기관들에 대한 국장의 예산 및 인사 통제권한에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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