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9·11무덤서 ‘안보 대통령’ 알리기

  • 입력 2004년 8월 30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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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후보로 내세워 집권 2기를 노리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30일 오전(한국시간 30일 밤)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개막돼 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대회 마지막날인 다음 달 2일 대통령후보로 지명된 직후 수락연설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 경제회복 등 집권 4년간의 치적을 설명하고 재선을 위한 미래와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우리는 더 안전해졌으며 미래에 관해 더욱 희망적이다’라는 게 재선에 도전하는 부시 대통령의 핵심 메시지다.

▽스타 연설자들=하루 전날 부통령후보로 다시 지명될 딕 체니 부통령은 29일 뉴욕에 도착해 전당대회 장소를 둘러보고 “부시 대통령은 이 시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라면서 “우리는 앞으로 4년 동안에도 역시 그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비롯한 주요 연설자들이 낙태권리, 동성결혼, 총기소지 허가, 줄기세포 연구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부시 대통령과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연설 내용이 주목된다.

공화당 전당대회 주요 연설자
일 시주요 연설자
30일 오전 10시∼
오후 2시30분
(30일 오후 11시∼31일 오전 3시30분)
30일 오후 7시45분∼11시15분(31일 오전 8시45분∼낮 12시15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존 매케인 상원 의원(애리조나주)
31일 오후 7시∼11시15분(9월 1일 오전 8시∼낮 12시15분)―로라 부시 여사
―아널드 슈워제 네거 캘리포니 아 주지사
9월 1일 오후 7시∼11시15분(2일 오전 8시∼낮 12시15분)―린 체니 여사
―딕 체니 부통령
―젤 밀러 상원의 원(조지아주)
2일 오후 7시45분∼11시15분(3일 오전 8시45분∼낮 12시15분)―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
―조지 W 부시 대통령
()안은 한국시간

대회 첫날인 30일 밤에 연설할 줄리아니 전 시장은 NBC 방송에 출연해 “과거 선거에서 그랬듯이 공화당은 무소속과 민주당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해 부시 선거 캠프와 다른 태도를 내비쳤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주목받는 인사는 다음 달 2일 부시 대통령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은 파타키 주지사. 그가 주최하는 파티의 입장권인 ‘파타키 패스’는 최고 인기품목으로 소문나 있다. 그는 대선 도전에 대한 관심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고 공화당 선거공약과 달리 낙태권리, 동성결혼, 총기규제를 지지한다.

▽최초의 뉴욕 전당대회=뉴욕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안보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자랑하기 위해 ‘9·11테러’를 겪은 뉴욕을 골랐다.

그러나 뉴욕에 모인 활동가들은 부시 대통령을 ‘전쟁 대통령’으로 받아들이며 대대적인 반대 시위로 맞서고 있다.

일요일인 29일에는 맨해튼 도심에서 반전, 반부시 단체인 ‘평화·정의연합’ 등이 “부시 낙선”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공화당원이 ‘4년 더’를 외치면 시위대가 ‘4개월 더’로 응수하기도 했다.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한인 진보단체원들도 꽹과리 등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시위 참가자가 12만명이라고 밝혔고 주최측은 4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로 도심 교통은 곳곳에서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큰 충돌은 없었지만, 경찰은 시위대원 200여명을 체포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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