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한국 경제” 외국언론 잇단 경고

  • 입력 2004년 8월 30일 19시 05분


외국 언론들이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경제 정책을 불안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9월 6일자)에서 “한국이 막대한 재정 지출이 불가피한 대형사업으로 인해 부채(負債)국가로 전락할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했다.

뉴스위크는 ‘선의(善意)의 모험, 노 대통령의 이상주의가 한국을 부채국가로 만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노 대통령이 향후 10년간 3000억달러가 소요되는 대규모 재정 지출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며 “한국의 경제 규모가 6000억달러, 정부 1년 예산이 1500억달러 수준임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라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이 때문에 세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330억달러였던 정부 부채가 2008년에는 2000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위크는 특히 “노 대통령이 정치권의 경제 통제라는 ‘한국적 옛 전통’을 부활시켰다”며 “장군 계급장을 달았던 대통령들이 청와대에서 경제를 지휘하던 시절로 돌아갔다”고 꼬집었다.

한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도 30일 “국내 소비시장 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품목의 수출 둔화로 최근 한국의 산업 활동이 기대치보다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국의 ‘깨지기 쉬운 경제(fragile economy)’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 근거로 △7월 제조업 공장가동률이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진 79.4%에 그쳐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민간소비도 2003년 1·4분기(1∼3월) 이후 5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며 △7월 수출증가율(38.4%)도 5월(42%)과 6월(38.5%)에 비해 떨어졌다는 한국은행 통계를 인용했다.

이어 서울 주재 씨티은행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생산 재고 수출 등 모든 면에서 한국 반도체산업의 성장 둔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의 퇴조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경제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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