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7세소녀도 희생된 듯”…인질극 사태때 행방불명

  • 입력 2004년 9월 9일 02시 12분


러시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연쇄 테러로 카레예츠(본래 ‘한인’이라는 뜻으로 ‘고려인’을 지칭)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일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에 따르면 북오세티야 공화국 베슬란 제1공립학교 인질사태 당시 이 학교에 재학 중이던 스베틀라나 최양(7)이 행방불명돼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지난달 31일 모스크바 지하철역 자살폭탄 테러로 블라디미르 박씨(48)가 부상해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인들이 체첸사태와 관련된 테러로 피해를 본 것은 처음이다.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당시에도 2명의 고려인이 인질로 잡혔지만 이들은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

한편 학교 인질범 중 고려인이 있다는 러시아 검찰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이 인질범의 구체적인 인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사 당국은 8일 “동양계로 보이는 인질범 시신 1구가 있지만 그가 카레예츠라는 증거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인질범들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이 쉽지 않아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시신이 우즈베키스탄인 등 다른 동양계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체첸과 인접한 북카프카스 지역에는 4만여명의 고려인과 5000여명의 조선족 등 한인이 다수 살고 있어 언제든지 체첸사태에 휘말려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이번 학교 인질 사태가 일어난 북오세티야에도 3000여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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