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주한미군 소속으로 휴전선에서 복무 중 월북했던 찰스 젠킨스(64)가 39년간의 탈영병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미 육군 군복을 입었다. 그는 11일 오전 가족과 함께 입원해 있던 도쿄(東京)시내의 병원을 떠나 승용차 편으로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에 있는 주일미군사령부 헌병대에 출두했다.
군 당국은 탈영, 탈영 선동, 반역 등 4가지 죄목으로 기소된 그를 즉시 체포하는 대신 새 보직을 부여하고 영내에 주택을 제공하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
젠킨스씨에게는 즉시 여름용 군복과 신분증명서가 지급됐다. 이달치 월급도 선불로 지급됐다. 월급은 월북 전 하사관 9년차 경력 등을 따진 기본급과 가족 수당 등을 합해 약 3273달러(약 373만원).
당분간 외출은 할 수 없지만 볼링장, 낚시터 등 영내 시설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새 보직은 토목공사나 사병 복리후생 등을 담당하는 주일 미 육군시설관리사령부 본부중대 총무담당.
그는 향후 심문 절차를 거쳐 군법회의에 넘겨질 전망이나 고령인 점과 일본 내 여론 등을 감안해 실형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서 만나 결혼한 납북피해자 소가 히토미와 두 딸도 이날부터 영내 거주를 시작했다.
미 당국은 7월 18일 그가 인도네시아를 거쳐 일본에 도착한 직후 소속을 주한미군에서 주일미군으로 바꾼 바 있다.
젠킨스씨는 미군사령부에 출두하기 직전 회견에서 “군법회의 절차가 하루빨리 끝나 처가인 사도(佐渡)섬에서 가족 4명이 함께 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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