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사장 이철승·李哲承)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체코의 민주화를 이끌었고 동유럽 민주화의 기수로 유럽 평화정착에 기여한 하벨 전 대통령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양심’으로도 불리는 하벨 전 대통령은 1986년 에라스무스상, 1990년 시몬 볼리바르상과 유네스코 인권상, 1994년 필라델피아 자유메달, 2003년 미국 대통령 자유메달과 마하트마 간디 평화상, 2004년 캐나다 명예동반자상 등 세계의 각종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1990년부터 13년간 체코 대통령으로 재임했으며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제가 실망시킨 국민, 저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았던 국민, 그리고 저를 미워했던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남긴 뒤 퇴임했다.
하벨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인권, 자선활동을 계속했으며 올 6월에는 미국 워싱턴 포스트 기고를 통해 ‘세계의 민주국가들은 앞으로 평양과의 회담에서 인권 존중이 불가결의 요소임을 천명해야 한다’며 북한 인권 개선에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1996년에 사망한 아내의 뜻에 따라 전 재산을 올가 하벨 재단에 기부해 장애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평화상 시상식은 10월 중순에 열릴 예정이며 상패와 상장, 상금 20만달러가 수여된다.
2년마다 수여되는 서울평화상은 199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 이어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 국경없는 의사회,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오가타 사다코 유엔난민고등판무관, 구호단체 옥스팜이 받았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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