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있나.
“뭐라 단정하기 어렵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으로만 핵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핵무기는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주장한다. 몇몇 서구 정보기관들도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시켰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 사태 이후 미국 영국 등의 정보기관들이 이란 핵무기 보유에 대해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20년 전부터 이란 핵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런데 최근 미국이 왜 이란의 핵문제를 다시 집중 거론하고 있는가.
“미국은 2006년 완공될 이란 부시르의 경수로 건설(러시아가 지원 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이 경수로에서 나오는 우라늄을 핵무기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002년 8월 아락의 중수로 시설과 나탄즈의 우라늄 처리시설이 알려진 후 이란이 독자적으로 핵 물질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미국의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이란은 핵 관련 시설들에 대해 IAEA 사찰을 받지 않았나.
“사찰 후에도 몇 가지 의혹이 남아있다. 우라늄에 의한 주변 오염(uranium contamination) 여부, 플루토늄 분리 실험 시기, 우라늄 원심 분리기술 개발이 늦어진 이유 등이다.”
―고농축우라늄(HEU)은 그렇다 해도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저농축우라늄(LEU)을 왜 문제 삼나.
“문제는 이란이 비밀리에 농축우라늄을 생산중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IAEA와의 협정 위반이다. 물론 이란은 발전용으로 농축우라늄을 사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IAEA의 감시 아래 사용해야 한다.”
―다른 문제는 없나.
“풀리지 않는 가장 큰 궁금증은 파키스탄 핵 과학자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이란에 핵무기 기술을 줬는지 여부다. 이 의혹에 대한 해답에 따라 이란의 핵 문제 실체가 판가름 날 것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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