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이사국 “한국 核해명 여전히 의문”

  • 입력 2004년 9월 16일 22시 55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핵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 정부는 15일이 이사회가 열리지 않는 날이라는 점을 활용해 주요 이사국을 상대로 브리핑 활동을 벌였다.

조창범(曺昌範)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는 이날 미국 독일 영국 러시아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7개국 대표를 초청해 비공개 오찬을 갖고 한국의 견해를 설명했다.

각국 대표는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핵실험 문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해명에는 여전히 의문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다카스 유키오 오스트리아 주재 일본 대사는 “한국 정부의 협력은 높이 사지만 이 문제는 진지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강경한 방침을 밝혔다. 오찬 직후 다른 나라 대표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노 코멘트”로 일관하며 서둘러 오찬장을 빠져나간 것과 달리 다카스 대사는 10여분 동안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껏’ 대답하며 일본측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사회에서 한국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냐는 질문에 “일본은 핵 비확산 체제 유지에 강력한 방침이고, 이를 매우 중요한 일로 보고 있다”고 대답해 한국 문제를 거론할 뜻임을 시사했다.

조 대사는 오찬 뒤 가진 브리핑에서 “아직 사찰단의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구체적인 얘기를 나눌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일단 보고서를 기다리자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성격 및 정부와의 연관성 등을 물었고, 한국 정부가 이번 실험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해명에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조 대사는 설명했다.

한국 핵실험 문제는 이번 이사회의 ‘기타 의제’로 분류돼 있어 본 의제 9건이 모두 처리된 다음인 17일에서야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기타 의제’의 경우 IAEA 이사회는 사무총장의 모두 발언에 대해 각국 대표들이 의견을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례적으로 토론을 하지 않고, 각자 의견을 밝히고 이를 회의록에 기록하는 선에서 마무리된다.

IAEA 이사회는 폐회일인 17일을 앞두고 이란 핵문제에 대한 이사국들의 의견 대립으로 15일에 이어 16일에도 회의를 열지 못하는 진통을 겪었다.

미국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으면 다음 이사회에서 자동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토록 하는 결의문 채택을 주장했으나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3개국은 이에 반대했다. 이들 3개국은 이란 정부의 태도를 봐서 다음 이사회 때 안보리 상정 여부를 다시 논의하자는 방침이다.

한국으로서는 시간을 번 셈이다.

빈=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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