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장 전 주석 측근들의 견제가 예상되는 데다 이들을 섣불리 제거하려 할 경우 후 주석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 전 주석의 후원 아래 성장한 이른바 ‘상하이방(上海幇)’을 비롯한 장 전 주석의 세력을 얼마나 매끄럽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후 주석 체제의 조기 안정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총 25명의 위원 중 절반가량, 198명의 위원 중 30여명이 각각 상하이방 출신인 당 정치국과 중앙위원회도 후 주석에겐 부담스럽다. 이들은 수적인 면에서도 후 주석의 양대 지지기반인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및 칭화방(淸華幇·칭화대 출신) 인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번에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으로 승진한 쉬차이허우(徐才厚)와 부주석에 새로 임명된 차오강촨(曹剛川), 궈보슝(郭伯雄) 역시 장 전 주석의 총애를 받아온 군부 엘리트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장 전 주석은 야인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국가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후 주석의 지위가 점차 공고해지면 중국 권부에 깊이 뿌리내린 상하이방 세력이 위축되고 후진타오의 뒤를 받치고 있는 ‘칭화방’과 ‘공청단’의 시대가 본격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상하이방의 퇴조와 함께 공청단 출신의 왕자오궈(王兆國) 당 통일전선공작부장, 류윈산(劉雲山) 당 선전부장, 장푸썬(張福森) 사법부장, 쑹더푸(宋德福) 푸젠성 서기 등이 2007년 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또는 정치국원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상하이방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개혁 개방을 추구하는 실무형인 데다 정치적 이념보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경제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후 주석의 영향권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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