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진타오 중국’ 도전인가 기회인가

  • 입력 2004년 9월 20일 18시 23분


중국의 지배체제 교체는 세계적 사건이다. 후진타오가 최고 지도자로서 13억 중국인의 미래를 좌우하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 후 주석이 펼칠 정책이 중국과 세계 각국의 양자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남의 일’이 아니다. 후진타오 시대 개막은 한반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치 경제 군사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이끄는 중국에 대한 분석은 물론 대응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중국은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권력 교체를 이뤘다. 전임자 장쩌민의 추종세력이 곳곳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배층의 합의에 의한 순조로운 권력 이양이었다. 후 주석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당연히 후 주석에 초점을 맞춰 중국의 변화를 예상하고 미래를 그려봐야 한다.

4세대 지도자인 후 주석은 실용주의를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적으로는 이민위본(以民爲本)이라는 정치철학에 따라 경제발전을 서부와 내륙으로 확대하고, 전체 중국인을 샤오캉(小康) 수준에 이르게 하는 균형발전을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삼고 있는 우리로서는 경제정책 변화를 특히 주시해야 한다.

대외정책도 실용주의가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력과 정치적 안정을 배경 삼아 ‘힘’의 과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고구려사 왜곡이 후 주석의 승인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중 사이의 갈등이 계속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 대해서는 ‘형제국 관계’에서 정상적 인접국으로의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은 특정인의 장기집권체제를 유지해 왔다. 후 주석의 지배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 지배체제의 안정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