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內戰 비화 조짐…테러단체 “美돕는 이라크인 참수”

  • 입력 2004년 9월 20일 18시 55분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 대상이 내국인으로 바뀌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이라크 내 테러의 주범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추종세력과 외부 유입 테러범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산하 단체”라고 보도했다. 이들 두 세력이 반미 항전을 이끈다는 것.

이라크 테러단체 ‘안사르 알 순나’는 19일 인터넷을 통해 쿠르드민주당원 3명을 참수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쿠르드민주당원은 미군에 협력하는 배신자”라며 “쿠르드족을 참수한 것은 미국의 공격으로 매일 죽어가는 우리의 여성과 아이, 노인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 여단’으로 밝힌 저항세력도 같은 날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체포된 알 사드르의 측근 하젬 알 아라지를 48시간 내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로 붙잡힌 이라크 보안군 18명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저항세력 내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27일자)는 “자르카위와 그 동맹세력들이 ‘무고한 이슬람인 살해’를 둘러싸고 균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르카위는 ‘점령세력에 협력하는 자는 이슬람 신도일지라도 죽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타임에 보낸 녹음테이프에서 인질 참수에 비판적인 하리드 알 다리 이슬람학자연합회 회장을 격렬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타임은 ‘저항세력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라크인 살해를 반대하는 단체’와 ‘소수이지만 강경한 자르카위 산하단체’ 사이에 대립과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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