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 또 이어지나=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유일신과 성전’은 20일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참수 비디오를 올렸다. 9분 분량의 이 비디오는 총기를 지니고 마스크를 쓴 무장대원 5명이 붉은 옷을 입은 미국인 유진 암스트롱을 살해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수감된 우리 이라크 자매들을 석방하라는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국의 대리인인 이야드 알라위 총리가 ‘교도소에는 이라크 여성 2명만 있다’고 거짓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참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 낭독 후 흉기로 암스트롱씨를 살해했다.
이에 따라 16일 바그다드 집에서 암스트롱씨와 함께 납치된 동료 미국인 잭 헨슬리, 영국인 케네스 비글리의 생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아랍에미리트 회사인 ‘걸프 서플라이스 앤드 커머셜 서비스’ 직원들이다.
납치된 비글리씨의 아들 크레그(33)는 20일 밤 BBC 인터뷰에서 토니 블레어 총리를 향해 “당신만이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 아버지로서 당신도 자식인 내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 이해할 것이다”라며 납치범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라고 간청했다.
▽총선 제대로 치러질까=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일 뉴햄프셔주 데리 유세에서 “이라크 군대의 훈련과 재건사업을 마친 뒤 내년 1월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못 박았다. 알라위 총리도 19일 “내년 1월 총선을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유엔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특히 “몇몇 도시와 마을이 투표하지 않는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며 “(저항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팔루자 주민 30만명이 투표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이라크 국민의 의지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경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주 “폭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공신력 있는 선거를 실시할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북부지역 쿠르드족과 아랍 수니파 사이의 대립 및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도 총선 실시의 걸림돌이다.
강경 수니파는 키르쿠크의 자치권을 요구하는 쿠르드족을 ‘미군의 협력자’로 규정하는 반면, 일부 쿠르드족은 인구비례 방식의 총선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며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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