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참수 공포’…자르카위, 수감여성 2명 석방요구

  • 입력 2004년 9월 22일 18시 47분


이라크에서 ‘민간인 납치-참수 위협-참수-참수 동영상 공개’라는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16일 이후 미국인 인질 2명을 잇달아 납치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크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은 21일 “영국 정부가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등 2개 수감시설에 잡혀 있는 여성 2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영국인 인질 케네스 비글리를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밝혔다.

‘유일신과 성전’은 이날 이슬람 웹사이트를 통해 “유진 암스트롱에 이어 두 번째 미국인 인질을 참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아직 두 번째 참수 동영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납치된 미국인은 20일 참수 동영상이 공개된 유진 암스트롱과 지난주 함께 납치된 잭 헨슬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6월 한국인 김선일(金鮮一)씨를 살해한 단체로 현상 수배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 비글리와 미국인 인질 2명은 아랍에미리트(UAE)의 ‘걸프 서플라이스 앤드 커머셜 서비스’ 소속으로 16일 이라크 바그다드 자택에서 납치됐다.

양국 정부는 즉각 “테러범과의 타협은 없다”는 원칙을 거듭 천명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유엔 총회장에서 “(테러범의 민간인 살해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야만적인 행동”이라며 “미국은 그들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도 “인질범에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재확인했다.

한편 22일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에 목이 잘린 시체 1구가 전달돼 대사관측이 신원확인에 나섰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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