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은 이슬람교도인 스티븐슨이 21일 런던에서 워싱턴행 UA 919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미국 워싱턴주 덜레스 공항에서 보안당국에 억류된 뒤 22일 오후 추방됐다고 전했다. 미 교통보안국(TSA)은 스티븐슨이 요주의 명단에 올라 있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여객기를 예정 착륙지와 다른 곳인 덜레스 공항에 긴급 착륙시켰다는 것.
스티븐슨이 추방된 것에 대해 미국과 영국의 이슬람 단체들과 문화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스티븐슨과 같은 저명하고 공정한 인물이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테러리스트와 연결된다면 이는 테러와의 전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영국 외무부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1947년 런던에서 그리스계 아버지와 스웨덴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티븐슨은 1970년대부터 평화와 자선운동을 활발히 벌였으며 9·11 테러 유가족을 돕기 위해 자신의 음반로열티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국토안보부는 “그가 감시자명단에 올라있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며 “그의 활동에 대한 최신 정보들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스티븐슨은 4년 전 이스라엘에서도 무장단체를 배후 지원한 혐의로 입국이 거부된 바 있다. 한편 지난달에도 스위스 이슬람계 저명학자인 타리그 라마단이 강의 초청을 받고 미국에 입국하려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