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년1월 총선 美행정부 이견

  • 입력 2004년 9월 25일 17시 28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이라크 총선의 실시 범위를 놓고 미국 행정부 내의 강온 양파를 대표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충돌했다.

이라크는 내년 1월 말 이전에 275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저항세력과 미군이 치열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어 총선 연기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23일 급기야 수니파 저항세력의 거점지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부분적인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선거를 강행한다면 이라크 전역의 4분의 3이나 5분의 4 지역에서는 가능하겠지만 폭력이 난무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생에서 완전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따라서 불완전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면서 “불완전한 선거라도 아예 치르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미티지 부장관은 24일 이라크 재건 계획을 다룬 하원 세출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에 출석해 “이라크 총선은 자유롭게 모든 시민에게 개방돼야 한다”면서 럼즈펠드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인생에서 완전한 것은 없다는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라크의 모든 지역에서 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도 “내년 1월에 계획된 이라크 총선은 완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라크 전역을 상대로 실시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라크 전역에서 내년 1월 275명의 의원을 선출하려는 이라크 국민과 유엔,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총리는 23일 미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이라크인들은 선거가 제때 실시되기를 바라고 있다. 총선은 예정대로 내년 1월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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