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중국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화 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 한국의 수출 경쟁력 둔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원화 가치 상승 압력=중국의 변동환율제 전환 선언은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1995년부터 위안화를 미 달러당 8.3위안으로 고정시키고 하루 변동 폭을 제한하는 일종의 고정환율제인 ‘페그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저평가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변동환율제 전환을 통해 저평가된 위안화가 시장 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경우 원화 등 아시아 각국의 통화 가치도 동반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최중경(崔重卿) 국제금융국장은 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화는 지난해 상당히 절상됐다”며 “중국이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더라도 원화 환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중국의 변동환율제 전환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 경제 위축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다.
해외 시장에서 중국 상품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경우 위안화 절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일부 확보할 수도 있지만 중국 상품의 수출단가가 워낙 낮기 때문에 큰 수혜를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이 이른 시일 안에 변동환율제 전환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취약한 금융시스템 등 손을 대야 할 경제개혁 과제가 쌓여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쉽사리 변동환율제로 전환할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대우증권 한요셉 선임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경제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상조차도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는 점을 볼 때 급격한 변동환율제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간에 한국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겠지만 장기적인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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