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프랑스-아프간 등 4곳서 200여명 사상

  • 입력 2004년 10월 8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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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휴양도시 타바 등 3곳에서 연쇄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이스라엘 여행객이 대부분인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폭탄테러로 부상한 한 이스라엘 여성이 이스라엘 남부 에일라트 지역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에일라트=로이터 뉴시스
7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휴양도시 타바 등 3곳에서 연쇄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이스라엘 여행객이 대부분인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폭탄테러로 부상한 한 이스라엘 여성이 이스라엘 남부 에일라트 지역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에일라트=로이터 뉴시스
《7,8일 이집트 타바와 프랑스 파리, 아프가니스탄 카불, 이라크 키르쿠크 등 4곳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2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지구촌 곳곳이 테러 비상이다. 특히 20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집트와 9명이 다친 프랑스는 그동안 비교적 테러 안전지대로 알려져 있던 국가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테러?=7일 밤 이집트 시나이반도 휴양도시 타바에서는 세차례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폭탄을 실은 트럭이 힐튼호텔 로비로 돌진했으며, 비슷한 시rks 호텔 수영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1967년 이스라엘 기업이 지은 10층 높이의 힐튼호텔이 무너졌고, 최소 39명이 죽고 125명이 다쳤다. 2시간 뒤 힐튼호텔에서 몇 km 떨어진 누웨이바 인근 라스 알 술탄 해변 캠핑지구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폭탄 테러가 발생한 시나이반도는 천혜의 해안 휴양지로 한 달 전부터 유대교 3대 명절의 하나인 수코크를 맞아 4만5000명의 이스라엘 관광객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인의 희생이 가장 많았다.

사건 직후 ‘자마아 알 이슬라미야 알 알라미야(세계이슬람그룹·WIG)란 무명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날 이스라엘 AFP 통신에 전화해 “WIG가 팔레스타인과 아랍 순교자들이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서 숨지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테러 전문가들은 1일 알 카에다 2인자 아히만 알 자와히리가 육성 테이프를 통해 이스라엘과 아라비아 반도의 국가를 공격토록 촉구한 점을 주목해 알 카에다가 배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제에브 보임 국방부 차관도 이날 “알 카에다에 의한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자와히리는 육성 테이프에서 미국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한국 헝가리 폴란드를 공격대상으로 지목했었다.

▽알 카에다 경고=8일 오전 프랑스 파리 16구 주택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 국기게양대 바닥에서 소형폭탄 1개가 터졌다. 이로 인해 대사관 직원 4명을 포함 9명이 가볍게 다쳤으며 주변 차량들과 건물의 유리창이 파손됐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내무장관은 “부상자들은 대부분 날아든 유리 조각에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 비참전국인 프랑스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것은 이라크전 발발이후 처음이다. 이는 전후 재건과 관련해 최근 프랑스가 미국과 협력관계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알 카에다가 인도네시아 지부인 ‘제마 이슬라미야’에 지시해 벌인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한편 역사적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의 국제평화유지군 본부 인근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사상자나 폭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미군과 이라크군이 저항세력에 대한 총공세를 벌이고 있는 이라크의 북부도시 키르쿠크 부근에서도 이날 살만 베이크 경찰서장 등 3명이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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