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EU의 산업규정이 점차 세계표준이 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로비스트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5월 EU 회원국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신흥 로비스트들이 대거 가세, 로비 산업에도 치열한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로비 왕국, 브뤼셀=1990년대 초 브뤼셀에서 활동한 로비스트는 200∼300명. 하지만 최근에는 1만3000여명의 로비스트들이 몰려 있다. 약 2만여명이 활동하는 미국 워싱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무대.
하지만 브뤼셀은 로비 활동을 펼치기에 워싱턴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워싱턴에서 로비사업을 하려면 자신의 신상과 접촉한 인사의 명단, 로비 활동에 쓴 돈의 규모까지 일일이 기록해야 한다. 활동내용도 1년에 두 차례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반면 브뤼셀은 로비활동에 대해 규제가 약하다. 워싱턴보다 EU 관련 부처 인사들의 재임 기간이 더 길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새로운 게임의 룰=EU 확대는 로비스트들의 주요 자산인 ‘인맥’을 뒤흔들어 놓았다. 수첩에 적어놔야 할 정치인들과 실력자들의 수도 대폭 늘어났다.
새로운 인사들과 ‘깊은’ 관계를 쌓는 데 몇 년씩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로비스트들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을 만난 셈.
고객이 원하는 정보 수준도 높아졌다. 확대된 EU 시스템을 완전히 익히고 허점까지 알지 못하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프란츠 피쉴러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U 확대로 기존 인맥만을 상대하던 로비스트들은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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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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