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 뜨는 나라]나라빚 줄고 적극적 FTA 칠레 급부상

  • 입력 2004년 10월 14일 18시 07분


“칠레는 뜨고, 한국과 베트남은 추락하고, 핀란드는 계속 잘나가고….”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13일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면서 국가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WEF가 국가경쟁력 순위를 매기면서 1등부터 꼴찌인 104등까지 국가별로 석차를 매겨 발표하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북유럽=북유럽 국가는 ‘전체 1등’을 차지한 핀란드를 포함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5개국이 10위 안에 들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9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이 때문에 WEF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유럽 국가가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선두권을 휩쓸었다”며 ‘북유럽 돌풍’을 별도로 소개하기도 했다.

북유럽 국가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재정의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노르웨이 등은 일찌감치 고령화사회를 예견하고 재정에 두꺼운 ‘방화벽’을 쌓아놓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WEF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부패가 거의 없고 법의 지배가 철저히 준수되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혔다.

▽떠오르는 칠레와 추락하는 한국=올해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는 칠레의 급상승이 눈길을 끌었다. 칠레는 지난해 28위에서 올해 22위로 올라섰다. 남미 최우등국인 칠레는 국가채무 비중이 크게 낮아지고 다른 나라들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WEF는 칠레에 대한 별도보고서를 내는 한편 ‘스타 국가’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국가경쟁력 순위 하락폭이 가장 컸던 국가는 베트남. 지난해 60위에서 77위로 17계단 하락했다. WEF는 이에 대해 공공부문의 비효율성과 기술 분야에서의 부진을 들었다.

한국도 18위에서 29위로 11계단이 떨어졌다. 거시경제 환경 등 모든 평가분야가 악화된 것이 이유였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41위에서 47위로 하락했는데 사법부의 독립성 약화가 그 이유로 꼽혔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대중영합적 정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던 베네수엘라는 하위권인 82위에서 85위로 더 추락했다.

▽국가경쟁력 순위 변동의 의미=WEF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면서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국가경쟁력의 의미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국경의 의미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노동시장이 유연하고 기업하기에 좋은 제도적 사회적 인프라를 갖춘 국가에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높은 국가에 기업들의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높은 국가는 더욱 많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해 결과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1년 사이에 국가경쟁력이 11계단이나 떨어진 한국으로선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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