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부시 집권후 재정 적자” vs “케리는 좌파”

  • 입력 2004년 10월 14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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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진행된 3차 TV 토론회 시작 직전 악수를 나누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 두 후보는 이날 일자리, 의료, 교육, 줄기세포 등 국내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템피=AP 연합
13일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진행된 3차 TV 토론회 시작 직전 악수를 나누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 두 후보는 이날 일자리, 의료, 교육, 줄기세포 등 국내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템피=AP 연합
13일(한국시간 14일 오전)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마지막 3차 TV토론에서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는 혼신의 힘을 다해 상대를 맹공격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특히 주류(메인스트림) 논쟁, 이념논쟁에 빈부격차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까지 쏟아져 ‘갈라진 미국’을 보여줬다.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열린 3차토론 직후 여론조사에서 ‘어떤 후보가 잘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53 대 39(CNN, USA투데이, 갤럽), 39 대 25(CBS), 42 대 41(ABC) 등으로 앞섰다고 답했다. CNN은 “3차 토론의 확실한 승자는 케리 후보”라고 전했다.

이날 토론의 사회자는 CBS의 간판앵커인 밥 시퍼. 두 후보측은 동전을 던져 답변순서를 정했다.

90분간 의료보험, 동성애 등 국내문제와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부시 대통령은 1, 2차 토론처럼 위축되거나 화를 내지는 않았으며 케리 후보는 토론의 명수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부시 행정부의 실책을 지적했다.

▽양극화된 미국…주류 논쟁=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에게 “미국 정치에 주류가 있는데 당신은 왼쪽에 멀리 서 있다”며 “일은 하지 않고 불평만 제기하며 주류에서 벗어난 좌파”라고 비난했다. 그는 케리 후보를 ‘진보주의자’라고 여섯 차례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부분 낙태금지 법안을 예로 들어 “양당이 참여하고 있는 의회도 부분낙태를 금지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그러나 내가 주류의 밖에 있다고 주장하는 경쟁자(케리 후보)는 그 법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상하원을 통과해 2003년 11월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이 법은 임신 중후반기에 산모의 건강을 이유로 낙태하는 것을 태아 살해행위로 규정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공격에 즉답을 피한 채 “내 기억에 미국이 이렇게 양극화된 적이 없으며 의회에서 지금처럼 이념 다툼이 심한 적이 없었다”며 “내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따르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가 동성결혼 문제로 이어지자 케리 후보는 여성동성애자인 딕 체니 부통령의 딸을 예로 들면서 “동성애는 그렇게 타고난 것이지 선택한 것이 아니므로 그로 인해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진보진영을 옹호했다.

▽지역감정 부추기기=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를 ‘매사추세츠 출신 상원의원’이라고 수차례 표현하며 지역감정과 빈부격차 문제를 자극했다. 케리 후보가 부자 출신으로 돈이 많이 드는 일을 마구 벌인다는 인상을 심어주려 한 것. 그는 또 “케리 후보는 20년간 상원의원을 지내며 98차례 세금인상에 찬성했고 감세안에 127차례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케리 후보는 “현 정부는 빌 클린턴 행정부로부터 흑자재정을 물려받아 막대한 적자재정을 만들었다”며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재임 중 일자리가 순감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고 비꼬았다.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 주지사 때는 당을 가리지 않고 협력했는데 워싱턴에는 기득권층이 많다”며 지역감정을 건드렸고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흑인 의원단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며 은근히 인종차별 문제를 언급했다.

템피=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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