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를 이끌었던 학자, 예술가, 정치인들의 요람이던 영국 대학들이 ‘평등주의’의 덫에 걸려 경쟁에서 뒤졌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 주말 특집판에서 전했다.
이 신문은 “영국 대학들은 모두가 대학에 가야 하고, 모든 대학이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반 엘리트주의’적인 평등주의 가치에 빠졌다”며 영국 대학의 경쟁력 저하를 질타했다.
또한 “1960년대에 본격화된 이 같은 평등주의 아이디어는 대학생 수를 10배로 늘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대학 운영자금 부족으로 경쟁력 저하를 가져 왔다”며 “이 같은 위기는 고등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영국 대학의 실패에 대한 대안으로 하버드대 등 미국 대학의 운영방식에 주목했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학은 재원 확보, 최고의 학생, 최상의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대학의 기부금 모금에도 주목했다. 하버드대는 국가의 지원이 아니라 졸업생 32만명의 모교 기부 등을 통해 200억달러(약 22조9000억원)에 이르는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미 명문대들이 높은 연봉을 제시해 ‘옥스브리지’(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스타 교수들을 끌어가자 옥스브리지가 예일대나 하버드대의 인큐베이터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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