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줄기세포 연구지원 ‘핫이슈’

  • 입력 2004년 10월 18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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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미국 대선에서도 주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 진영은 연일 이 문제로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가 막바지 쟁점으로 급부상한 것은 전신마비로 투병하면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해 온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의 죽음이 계기가 됐다. 아직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지 여부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각종 질병환자와 가족이 1억명이 넘고 종교적 신념과 관련된 문제인 데다 여론도 팽팽하게 갈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리브씨 때문만은 아니다. 당초 논쟁은 부시 대통령이 2001년 8월 9일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기금 지원을 이미 연구용으로 확보했던 78개 줄기세포에 국한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태아의 전 단계인 인간 배아를 파괴해야 하므로 윤리적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민간기금에 의한 연구는 제한하지 않아 일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연구가 계속돼 왔다. 부시 대통령측은 줄기세포 연구를 금지한 것은 아니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기금 3500만달러를 지원했다고 강조한다.

이에 비해 케리 후보는 암, 파킨슨병, 에이즈,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줄기세포 연구를 발전시키고 연방기금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시 대통령의 극단적 우파 이념 때문에 과학을 희생시키는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

케리 후보 진영은 불치병 환자 가족과 전문가는 물론 줄기세포 연구를 홍보할 약 2000명의 지지자를 확보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케리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리브씨 같은 사람이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게 될 것”이라고 말하자 공화당은 기회주의적이라고 비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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