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복제 연구 찬반논쟁에는 직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가세하고 있다. 이 연구가 과학 차원을 떠난 윤리 문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대표적 인물은 세계 최초로 사람의 난자를 이용해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 석좌교수. 그는 13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간복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윤리적 문제 제기를 견제한 뒤 “이 연구는 퇴행성 질환 치료법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문을 여는 것”이라고 연구 필요성을 역설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도 줄기세포 연구의 적극적 지지자. 그는 “다시는 남편이나 이를 지켜보는 가족의 아픔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밖에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 TV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 등도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현 미국 행정부, 가톨릭과 복음주의 기독교 등은 신의 영역에 인간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연구에 반대한다. 바티칸 교황청은 13일 “치료목적의 배아복제(therapeutic cloning)는 인간복제(reproductive cloning)보다 더 나쁘다”면서 “(이 연구는) 인간 생명체를 실험용 물질로 쓰는 것”이라고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미 하원은 2001년 7월 인간 배아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에 계류 중인 이 법안 통과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샘 브라운 백 상원의원(공화·캔자스주)은 도덕적 가치관을 이유로 관련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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