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팔루자가 1급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비롯한 저항세력의 근거지로 부상하면서 미군의 끊임없는 공습이 계속돼 이제 ‘죽음의 도시’로까지 불린다. 들어갈 수도 없다. 밖에서는 진상을 알기도 힘들어졌다. 도대체 팔루자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3월부터 18개월 동안 워싱턴 포스트의 바그다드 지국장을 지낸 라지브 캔드라세카란은 이런 의문으로 ‘팔루자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다음은 워싱턴 포스트 17일자에 실린 그의 취재기.
팔루자 소요사태의 배후를 취재하기 위해 팔루자 시청과 경찰서부터 들렀다.
시장을 포함해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그들의 말은 신빙성이 없었다. 그러다가 시장의 한 측근이 팔루자의 부족장 하미스 하스나위를 소개해줬다.
하스나위는 팔루자 저항세력의 지도자들을 두루 알고 있는 인물. 그는 팔루자 사태의 핵심은 ‘실업’이라고 주장했다. 남부 시아파는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소외되다보니 가난에 찌들었지만 수니파 근거지인 팔루자는 비교적 생활 수준이 높았다는 것.
미군 점령 후 일자리가 없어지자 후세인을 추종하던 바트당원 30만명 중 상당수가 저항세력으로 들어갔다. 미군 공격에 가담하면 500달러(약 57만5000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이유가 됐다.
최근 이라크 전역의 치안상황 악화로 하스나위는 팔루자에, 나는 바그다드에 갇혀 있다. 전화가 하스나위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하지만 팔루자 사태 해결 가능성도 엿보인다. 팔루자 주민들이 자르카위를 포함한 외국 전사들에게 점점 지쳐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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