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변… 총리 전격 해임

  • 입력 2004년 10월 20일 00시 21분


동남아 군부통치 국가인 미얀마에서 정변이 일어나 총리인 킨 윤 장군(65)이 전격 해임되고 서 윈 장군이 19일 새 총리에 임명됐다.

서 윈 장군은 미얀마 최고권력자 탄 쉐 의장이 이끄는 군부정권인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의 제1서기로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지 여사의 민주화운동에 강경 대응 방침을 견지해 온 인물이다.

앞서 태국 정부 대변인은 19일 “양곤 주재 태국 대사로부터 외교적 채널을 통해 킨 윤 총리가 해임돼 부패혐의로 가택연금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혀 킨 윤 장군이 군부간 세력 다툼에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킨 윤 장군은 군부 3인자로 취임 이후 7개항의 ‘민주화 로드맵’을 추진하고 아웅산 수지 여사와의 대화를 지지하는 등 개혁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미얀마군 정보기관(MI) 의장으로 정보기관의 지지를 받던 킨 윤 장군은 군부 실력자인 탄 쉐 장군과 갈등을 빚어 왔다. 킨 윤 장군이 해임되기 전 그를 추종하는 상당수 군 정보기관 장교들이 이미 부패혐의로 체포돼 20년형을 받는 등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킨 윤 장군의 실각과 서 윈 장군의 부상으로 미얀마의 민주화 시도가 후퇴하는 것은 물론, 이전과 같은 극단적 고립주의로 회귀할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다.

미얀마는 1962년 네 윈 장군이 ‘버마식 사회주의’를 주창하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1988년 민주화 유혈시위 이전까지 서방 자유 민주국가뿐 아니라 공산주의 국가들과도 거리를 두는 극단적 고립주의를 고수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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