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얼라이드 도멕, 진로 인수전 참여 선언

  • 입력 2004년 10월 25일 18시 02분


법정관리 상태인 국내 최대 소주회사 진로의 인수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세계 2위의 주류업체인 영국 얼라이드 도멕(AD)이 진로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그동안 조심스럽게 저울질하던 다른 인수희망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진로 매각주간사회사 메릴린치증권은 최근 매각을 위한 실사(實査)조사팀을 구성한 데 이어 연내에 실사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어 매각계획 공고를 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인수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1997년 9월 진로의 부도에 이은 화의신청, 법정관리 등의 우여곡절을 거쳐 드디어 ‘새 주인’을 찾게 되는 것이다.

진로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적지 않다.

국내 기업으로는 두산 대한전선 하이트맥주 롯데 CJ 동원F&B 등이 거론된다. 특히 두산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계 투자회사 뉴브리지캐피털과 유럽계 투자회사 CVC캐피털, 세계적 주류업체 디아지오 등도 진로 인수를 위한 물밑 움직임을 보여 왔다.

국내외 업체간 ‘짝짓기’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데이비드 루카스 진로발렌타인스 사장은 스페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진로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국내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내비쳤다.

이처럼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그만큼 회사가 ‘알짜’이기 때문.

경기침체 장기화와 법정관리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진로는 올해 사상 최고의 영업실적을 올리는 등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주시장에서의 점유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해외, 특히 일본에서 진로소주의 선전(善戰)이 이어지는 것도 진로 인수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흥미를 높여주는 요인이다.

앞으로 진로 매각작업에서의 변수로는 우선 가격이 꼽힌다. 현재 채권단은 진로의 실적과 성장성을 감안해 내심 2조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진로그룹의 오너였던 장진호(張震浩) 전 회장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장 전 회장은 보유지분이 전량 소각된 데다 법원이 재산 대부분을 가압류한 상태여서 인수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세고비아(스페인)=권순활기자 shkwon@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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