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라파트에 입원치료 허용

  • 입력 2004년 10월 26일 08시 25분


이스라엘은 25일 야세르 아라파트(75)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무카타(자치정부 청사)를 떠나 시내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무카타에서 사실상의 연금상태에 있는 아라파트 수반은 2년 반 만에 청사를 떠날수 있게됐다.

이스라엘 신문들은 아라파트가 이날 무카타에서 가벼운 내시경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채널-2 TV는 아라파트가 담석과 장염에 걸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의 측근들은 그가 독감을 앓았지만 회복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제의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아라파트에게 청사를 떠나 치료를 받도록 허용한 것은 그의 병세가 위중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 이스라엘 국방부 발표 =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라파트 수반이 라말라의 병원에서 검진을 마치고 청사로 돌아온다는 조건 하에 이동의 자유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모파즈 국방장관이 아라파트 수반 측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군 참모총장 및 대내 정보기관인 신베트와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스라엘 방송들은 보안 소식통을 인용, "아라파트 수반이 라말라 시내로 나갈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면서 "치료후 청사로 돌아오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2001년 12월 이후 아라파트 수반의 자치지역 내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그가 요르단강 서안을 떠날 경우 귀환을 보장할 수 없다고 위협해왔다.

◇ 아라파트 내시경 검사 = 아라파트 수반은 복통을 호소하고 구토 증세를 보여 25일 무카타에서 가벼운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고 자치정부 고위 관리가 밝혔다.

그는 아라파트 수반이 검사 후 "마취제 기운이 남아있지만 안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사이브 아라카트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수석대표는 이스라엘측에 아라파트 수반의 입원 허용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치정부는 아라파트 수반이 라말라의 병원이나 다른 어느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바 없다"며 이스라엘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제의를 받아들일 용의가 없다고 강조했다.

자밀 알-타리피 팔레스타인 내각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의 병세가 나아지고 있다며 그가 무카타를 떠나 라말라 병원에서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의회 내 아랍계 의원이며 아라파트의 보좌관을 지낸 아흐마드 티비는 지난주 아라파트 수반을 검진한 이집트와 튀니지 의료진이 "급성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 아라파트 와병설 =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 12일 감기에 걸린 것으로 외부에 알려졌다.

고열과 코막힘 등 감기증세가 심해져 지난 19일에는 이집트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24일에는 튀니지 의료진이 라말라를 직접 방문해 검진했다. 두차례의 검진 결과 그는 독감과 이에 따른 피로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발표됐다.

튀니지 의료진의 검진 당시 입회했던 팔레스타인 의사는 아무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라파트 수반이 감기에서 회복되고 있는데도 계속 피로를 호소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언론매체들은 최근 수일간 아라파트가 단순 독감이 아닌 심각한 병에 걸린 것 같다며 암에 걸린 것일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파키슨씨병과 담석 등 각종 질병을 앓고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해 위암에 걸렸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제2차 인티파다 발발 1년 만인 2001년 12월이후 무카타에 갇혀 이동의 제한을 받아왔다. 2002년부터는 이스라엘의 암살, 체포 가능성을 우려해 아예 청사밖으로 나오지도 않고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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