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대규모 재래식 폭발물 분실

  • 입력 2004년 10월 26일 0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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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고성능 재래식 폭발물 약 380t이 중요 군사시설인 알 카카에서 사라진 사실이 확인돼 민주당 존 케리 대통령후보가 조지 부시 행정부의 무능을 비난하고 나서는 등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보안의식의 결여로" 377여t에 달하는 이라크의 고성능 폭발물질이 도난, 약탈당했다고 보고했다.

알 카카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 시절 핵무기 제조가 추진됐던 것으로 알려진 군사시설로, 이곳에서 사라진 재래식 폭발물은 HMX 214.67t, RDX 155.68t, PETN 6.29t 등에 해당된다고 IAEA는 밝혔다.

멜리사 플레밍 IAEA 대변인도 이라크 과학기술부가 고폭물질이 분실됐다는 사실을 통보해왔다고 밝히고 경비소홀로 인해 도난 또는 약탈당한 것 같다는 것이 이라크 정부의 설명이라면서 폭발물질이 언제 분실됐는지, 그후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케리 후보는 이날 콜로라도주 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은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전략을 갖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에 있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능하다"고 비난했다.

케리 후보는 "부시 행정부는 어떻게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잘못하고, 필요한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판단도 잘못했다"면서 "믿을 수 없을만큼 무능한 대통령과 행정부가 우리의 군대를 위험에 빠뜨리고, 이 나라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스콧 맥밀런 백악관 대변인은 "핵무기 확산의 위험은 없다"고 분실된 무기의 위험성을 평가절하한뒤 "우리는 (이라크에서) 그동안 24만3천여 군수품을 파괴해 왔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문제의 폭발물들이 지난해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직후 이라크에서 광범위한 약탈행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알 카카에서 사라졌음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분실된 폭발물들은 핵무기를 폭발시키고, 미사일 탄두를 생산하고, 빌딩 등을 폭파하는데 사용될 수 있어, 미국 및 이라크 임정관계자들은 미군과 이라크군을 공격하는데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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