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아라파트수반 중병설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5시 33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75)에 대한 '중병(重病)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의 이목이 그의 죽음 가능성과 그 이후 중동의 정세 변화에 쏠리고 있다. 파키슨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해에도 위암에 걸렸다는 소문에 휩싸인 바 있다.

▽태도 바꾼 이유는?=이스라엘 국방부는 25일 아라파트 수반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자치정부 청사 '무카타'를 떠나 시내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2001년 12월 반(反) 이스라엘 무장투쟁을 배후조정하고 있다며 아라파트 수반이 요르단강 서안을 벗어날 경우 무사귀환을 보장할 수 없다고 협박해왔다. 이후 아라파트는 암살, 체포 등을 우려해 아예 청사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있다.

이날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아라파트 수반의 병세가 위독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독감에서 대장암까지=자치정부측은 2주 전 독감에 걸린 아라파트 수반이 복통을 호소하고 구토 증세를 보여 가벼운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즉 건강에 큰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언론들은 독감이 아닌 다른 중병에 걸린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채널2 TV는 아라파트가 담석과 장염에 걸렸다고 방송했으며 이스라엘 최대 신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대장암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라파트의 건강 악화는 이스라엘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정치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연금 상태에 있던 아라파트가 병 치료를 이유로 외국에 나가 정착, 반 이스라엘 운동을 계속 벌인다면 '장기적인 골칫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샤론 총리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추진 중인 가자지구 등 유대인 정착촌 철수계획도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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