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중병說…이스라엘 “병원검진 허용”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8시 07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75·사진)의 중병설이 고개를 들면서 사망 가능성과 이후 중동의 정세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해에도 위암에 걸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방침 바꾼 이스라엘=이스라엘 국방부는 25일 아라파트 수반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자치정부 청사 ‘무카타’를 떠나 시내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2001년 12월 반(反)이스라엘 무장투쟁을 배후 조종했다며 아라파트 수반이 요르단강 서안을 벗어날 경우 무사귀환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해 왔다. 이후 아라파트 수반은 암살 체포 등을 우려해 아예 청사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의 연금 상태였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아라파트 수반의 병세가 위독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독감에서 대장암까지=자치정부측은 2주 전 독감에 걸린 아라파트 수반이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여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는 것.

하지만 이스라엘 언론들은 독감이 아닌 중병에 걸린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채널2 TV는 담석과 장염에 걸렸다고 방송했으며 최대 신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대장암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라파트 수반의 건강 악화는 이스라엘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도 정치적 부담이다. 아라파트 수반이 병 치료를 이유로 외국에 나가 반이스라엘 운동을 벌인다면 ‘장기적인 골칫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 샤론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 중인 유대인 정착촌 철수 계획도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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