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발물은 1kg으로 건물 한 채를 폭파할 수 있고 핵시설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어서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치명적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미국 대선에서도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증발’한 폭발물=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라크 군사시설이 있는 알 카카에서 고성능 폭발물 342t이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IAEA는 “미군과 연합군의 경비 소홀로 도난 또는 약탈당한 것 같다”며 “하지만 언제 분실됐는지, 또 이후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사라진 폭발물의 종류는 HMX 195t, RDX 141t, PETN 6t이다.
알카카는 바그다드 남쪽 30km에 위치한 군사시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시절 핵무기 제조를 추진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88년 스코틀랜드에서 270명의 희생자를 낸 팬암기 폭발 사건에 이와 비슷한 종류의 폭약이 사용됐으며 당시 사용된 폭약량은 0.5kg 정도였다. 1999년 300명 가까이 사망한 모스크바 아파트 폭발사건과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주거단지 폭발 사건에도 비슷한 종류의 폭약이 사용됐다.
IAEA는 “핵폭탄의 뇌관으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선의 새로운 쟁점=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콜로라도주 유세에서 “테러범들은 이 폭발물을 이용해 미군과 미국인을 죽일 수도 있고 비행기를 떨어뜨리거나 건물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며 “부시 행정부의 심각한 실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부시 대통령은 폭발물 분실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이미 폭발물 분실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핵 관련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