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 9, 10월에 예정됐던 10여 차례의 지원 유세를 취소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약간 여위고 동작도 느려졌지만 필라델피아 러브파크 집회에 운집한 군중 8만명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날카로운 말솜씨를 과시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뽑은 미국 대통령’이라는 소개를 받고 등단한 그는 “나는 늘 ‘컴백 키드(돌아온 주인공)’로 불렸다”며 “8일 후면 케리 후보가 미국을 ‘컴백 컨트리(돌아온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케리 후보를 지원했다.
이어 “공포를 거론하는 후보와 희망을 말하는 후보 가운데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이냐”고 테러 위협을 강조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겨냥했다.
함께 연단에 오른 케리 후보는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과의 공통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8일 뒤엔 모두 전직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소개해 청중을 웃겼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등장할 때 1992년 대선 유세 때 사용했던 로고송인 플리트우드 맥의 ‘돈 스톱’이 울려 퍼져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5일에 이어 2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지원 유세를 가진 뒤 이번 주말까지 네바다 뉴멕시코주에 이어 고향인 아칸소주를 순회하며 지원 유세를 벌인다. 케리 후보 진영은 그의 지원이 흑인표 결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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