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플로리다 다시 태풍의 눈으로

  • 입력 2004년 10월 28일 15시 47분


2000년 미국 대선 재개표 사태의 현장이었던 플로리다주에는 이번에도 미국인은 물론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플로리다주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 270¤의 10%인 27명이 걸려 있는 최대 격전지인데다 신규 등록 유권자 증가에 따른 각종 소송이 제기돼 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화 민주 양당이 대규모 변호사팀까지 대기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의 문제=이곳에는 최소한 9건의 다양한 선거 관련 소송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소송은 유권자 등록의 유효여부와 컴퓨터 투표시 투표 내용을 인쇄하는 문제와 잠정투표 자격에 관한 것들이다.

민주당측은 12일 유권자 등록 서류에 필요한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만여명의 등록 신청을 거부한 것과 관련, 주 국무장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측은 시민권자 확인 등 사소한 기재사항 누락을 이유로 투표권을 박탈한 것은 소수인종 유권자들의 투표를 막기 위해 지나치게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27일 연방판사가 절차상의 이유로 기각했지만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추가 소송이 예상된다.

컴퓨터 스크린 터치 방식으로 투표할 경우 투표 내용을 인쇄하도록 요구하는 소송은 일단 원고측 패소로 결론났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투표소에서 신원확인이 안될 경우 허용하는 잠정투표를 같은 구(프리싱크드) 내에서만 허용하기로 한 것도 시비의 대상이 돼 있고 민주당이 부재자투표 용지 5만8000여장이 사라졌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도 결과가 주목된다.

이밖에 2000년 대선 당시 문제가 됐던 펀치카드 투표기가 남아 있어 재개표 시비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여 투표 당일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플로리다주 판세=각종 여론조사 결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초경합 상태에 있다.

부시 대통령은 주 인구의 16.8%를 차지하는 히스패닉계 유권자 지지에서 케리 후보를 61대 32로 앞서 유리하지만 인구의 14.2%에 해당하는 흑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가 69%라는 높은 지지를 얻고 있고 허리케인 피해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에 대한 평가가 좋은 편이어서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케리 후보는 2000년 대선 때 도둑맞은 표를 되찾자며 투표 참가를 독려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플로리다주 선거 결과는 히스패닉계의 향배와 60만명의 신규 등록 유권자의 투표율 등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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