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에 매몰된 세살배기 끝내 사망

  • 입력 2004년 10월 28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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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일본 니가타(新潟)현 주에쓰(中越) 지진때 매몰됐던 세살 여자 아이가 28일 오후 숨진 채 발견돼 행여나 하며 무사 구출을 고대하던 일본인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수색대는 밤샘 작업 끝에 차체 앞만 빼고 수직 형태로 매몰된 차량의 뒷좌석에서 미나가와 마유양(皆川眞優·3)을 찾아냈으나 생명의 숨결은 꺼져 있었다.

매몰 5일째인 전날 오후 극적으로 구출된 동생 유타(優太·2)군은 나가오카시내 병원에서 머리에 난 상처를 치료받고 있는데 빠르게 체력을 회복중이다.

유타 군은 전날 병원으로 옮겨진 뒤 간호사에게 "엄마"하고 중얼거려 병원 관계자를 가슴 아프게 했다. 남매를 차에 태우고 고교 동창회에 다녀오던 어머니 다카코씨(貴子·39)씨는 매몰 사고 직후 차안에 유입된 토사에 질식돼 숨졌다.

6월부터 도쿄에서 혼자 근무중 모녀를 잃고만 마나부씨(學·37·회사원)가 "잘 참아냈구나"하며 위로하자 유타 군은 "목말라. 컵. 우유"하고 어리광을 부리고 "메론, 메론"하며 보채기도 했다. 또 '차에서 뭘 마셨느냐'고 묻자 "우유"라고 대답했다.

한편 완전 매몰시 탈수, 불안감 등으로 72시간 가량이 생존한계인 알려져 왔는데 유타 군은 매몰된 자동차와 바위더미 사이, 높이 1m의 비좁은 공간에서 만 92시간을 버텨 '기적의 생환'으로 불리고 있다.

체구가 작아 좁은 공간이었지만 머리에 찰과상만 입었고 토사로 외부와 격리돼 생긴 보온 효과로 체력 소모가 적어 이같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번 생환극에는 전파를 이용해 매몰자를 찾아내는 독일제 특수탐사장비가 한몫을 했다. 깊이 20m까지 탐색 가능한 이 장비는 일본내 주요 소방서에 배치돼 있는데 실제 인명을 구하는데 직접 도움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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