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여성 인권유린 2제]분신자살-명예살인

  • 입력 2004년 10월 29일 18시 53분


▼아프간 여성 수백여명 남편구타 못이겨 분신▼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헤라트에 사는 자하라 모하메디(19)는 지난해 1200달러(약 135만원)에 팔려 처음 보는 남자에게 시집갔다. 남편은 모하메디양을 하녀 취급했다. 걸핏하면 구타를 했고 외출도 허용하지 않았다.

올해 2월 모하메디양은 식용유를 머리와 가슴에 뿌리고 라이터를 켰다. 자유를 향하는 유일한 탈출구는 자살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28일 모하메디양의 삶을 소개하며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모하메디양은 온몸에 화상을 입었으나 목숨은 건졌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죽든 살든 남편에게서 벗어나는 길은 자살뿐이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법률적 종교적 문화적 제약에서 갇혀 살고 있다.

지난해 약 300명의 여성이 남편의 구타를 견디다 못해 분신자살을 시도했고 이중 80%는 숨졌다. 대부분 10대 후반∼20대 중반으로 가정형편 때문에 돈에 팔려 시집을 간 여성들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파키스탄 혼전성교女 1261명 가족에 살해돼▼

이슬람 국가 일부에선 아직도 간음한 여자를 가족이 죽이는 ‘명예살인’이 흔하다.

부모가 정해준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 연애결혼을 하거나 가족 동의 없이 결혼했을 때도 명예살인이 행해진다.

파키스탄 정부가 여기에 철퇴를 가했다.

파키스탄 하원은 26일 명예살인을 저지르면 7년형 또는 최고 사형에 처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상원까지 통과하면 이 법은 바로 효력을 발생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지난해 파키스탄에서 명예살인으로 사망한 여성은 1261명. 언론에 보도되지도 않고, 설사 알려져도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가난하고 문맹률이 높은 시골일수록 명예살인이 자주 일어난다.

명예살인 금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번 입법안을 적극 환영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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