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지수가 열연했던 MBC ‘보고 또 보고’는 볼 간(看)자와 또 우(又)자를 써서 ‘看了又看’(칸러유칸)으로 옮겼다. 최민수 하희라 주연의 MBC ‘사랑이 뭐길래’는 ‘愛情是什마(아이칭스션머)’, 즉 ‘사랑은 무엇인가’로 번역됐다.
자신을 버린 남자에게 “부숴버릴거야”라는 도발적 대사로 주목받았던 심은하 이종원 주연의 SBS ‘청춘의 덫’은 ‘靑春的陷穽(칭춘더셴징·청춘의 함정)’으로, 황신혜 이승연이 자매로 나와 김승우를 놓고 사랑을 다퉜던 MBC ‘신데렐라’는 ‘재투성이 아가씨’라는 뜻을 살려 ‘灰姑娘(후이구냥·재 아가씨)’로 옮겨졌다.
원제를 짐작하기 어려운 번역도 많다.
송승헌 김지호 이종원이 출연했던 SBS 법률 드라마 ‘로펌’은 ‘律師情人(뤼스칭런·법률가 애인)’으로 방영됐다. ‘可愛先生(커아이셴성·사랑스러운 남자)’은 김민종 김희선이 주연했던 SBS ‘미스터 Q’이고, ‘夏娃的誘惑(샤와더유훠·하와의 유혹)’은 장동건 채림 김소연 주연의 MBC ‘이브의 모든 것’이 원제다.
‘藍色生死戀(란써성쓰롄·생사가 걸린 쪽빛 그리움)’의 원제는 송승헌 송혜교 원빈 주연의 KBS2 ‘가을동화’다. 원제에도 없는 ‘생사(生死)’를 넣은 이유는 송혜교의 죽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愛情色譜(아이칭써푸·사랑의 색 계보)’는 흰색 회색 빨강 등 8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다뤘던 KBS2의 ‘칼라’를 옮긴 제목으로 원제보다 드라마의 취지를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한류 관계자 사이에서 가장 엽기적인 번역으로 꼽히는 제목은 전지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다. 이 영화는 ‘我的野蠻女友(워더예만뉘유·나의 야만적인 여자 친구)’로 번역됐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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