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영화 ‘엑스팻츠’ 내년 한국촬영…재미감독 진원석씨

  • 입력 2004년 11월 16일 18시 59분


박영대기자
박영대기자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되는 첫 북미권 영화가 내년 3월 제작에 들어간다. 미국과 캐나다 공동 제작인 ‘엑스팻츠(Expats)’라는 제목의 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이는 재미 영화감독 진원석(陳垣錫·36·사진)씨다. 그는 “그동안 미국 영화판에서 좌충우돌하며 쌓은 노하우와 ‘인맥’의 결실이 바로 이 영화”라고 말한다.

부산에 거주하는 영국인 클럽 DJ, 흑인 용병 야구선수, 러시아 선원 등이 총을 구해 범죄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릴 예정인 이 영화는 출연진과 제작자가 ‘빵빵’하다. 미국의 톱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 제작을 7년간 맡았던 플리니 포터가 공동 제작자이고,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 출연한 라이언 필립, ‘아메리칸 파이1, 2’와 ‘레지던트 이블2’에 각각 출연한 크리스 클라인, 자레드 해리스의 출연이 확정적이다.

연세대 불문학과 87학번인 전씨는 89년 대학을 중퇴하고 도미, 뉴욕의 시각예술학교(School of Visual Art)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처음부터 세계 영화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서 영화를 만들 작정으로 미국 영화인들을 사귀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죠.”

그의 ‘인맥 쌓기’ 노력의 결과는 98년 데뷔작인 ‘투 타이어드 투 다이(Too Tired To Die)’를 만들며 진가를 발휘했다. 여배우 미라 소르비노가 통상 출연료의 1000분의 1 수준인 3000달러에 출연해줬고 홍콩 스타 진청우(金城武)와 김혜수도 출연했다.

그는 소르비노가 무명 배우일 때부터 친교를 맺은 사이. 소르비노는 무명 시절의 친구가 베푼 우정을 파격 출연료로 갚은 셈이다. “성공하기 위해선 당연히 실력을 갖춰야죠. 하지만 실력이 다는 아닙니다. 영화에서도 폭넓은 인간관계가 일 추진을 수월케 하죠.”

그는 ‘자신 반, 오기 반’으로 다짐한다. “서른 살 생일잔치 때 친구들에게 ‘내가 마흔이 되기 전에 아카데미상을 타 보이겠다’고 말했어요. 이제 4년밖에 안 남았네요.”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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