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마지못해 정상회담”… 신사참배 갈등 봉합 노력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8시 56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30일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고이즈미 총리가 최근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로 설전을 벌인 점을 감안해 이번엔 개별 회담을 갖지 않기로 했지만 중국측이 태도를 바꿔 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양국 모두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이번 회담에선 긴장 국면을 풀 실마리를 찾으려 애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후 주석과의 회담 이후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2001년 10월 이후 중단된 양국 정상급 지도자간의 상호방문을 재개하기 위해 내년 3월말 개막하는 아이치(愛知) 만국박람회에 원 총리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문제 삼아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과 자국 정상급 지도자의 일본 방문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와중에도 양국의 힘겨루기는 계속됐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26일 의회에서 “중국은 더 이상 재정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매년 9억5000만달러에 이르는 대(對)중국 정부개발원조(ODA)를 ‘가까운 장래’에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은 이제 자주적 역량으로 스스로 발전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면서 일본의 원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쏘아붙였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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