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의 이스라엘’ 아르메니아 르포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9시 07분


아르멘 아브라먄 초대 명예총영사
아르멘 아브라먄 초대 명예총영사
《“어느 나라 돈이든 무슨 상관인가요?” 26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 중심가의 한 백화점. 현지 화폐인 ‘드람’을 미처 환전하지 못한 기자에게 점원은 “어디서나 달러나 유로, 심지어 러시아 루블로도 물건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인 특유의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다. 아르메니아는 ‘카프카스의 이스라엘’로 불린다. 역사, 문화, 정치 상황 등이 서로 닮은꼴인 데다 이스라엘은 아르메니아의 두 번째 큰 교역 상대국일 정도로 양국 관계도 밀접하다.》

아르메니아는 서기 300년에 기독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물 위를 떠돌다 도착했다는 아라라트산은 국가의 영산(靈山)이다. 그만큼 기독교적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장구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터키 러시아 등 외세의 침략에 오랫동안 시달리다가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된 후에야 독립을 했다. 아제르바이잔과는 영토분쟁으로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수난의 역사 속에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은 일치감치 외국으로 떠났다. 현재 본국의 인구는 320만명뿐이지만 800만명이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다.

25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 카프카스 지역에서 한국의 외교 거점 역할을 할 한국명예총영사관이 문을 열었다.

1991∼92년 아제르바이잔과의 전쟁 때는 상당수가 해외에서 귀국해 자원입대 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송금액은 하루 평균 200만달러. 해외 교포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13.9%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등 최근 5년 동안 평균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계속했다.

현 정부는 정보기술(IT)과 바이오케미컬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삼고 있다. 바근 모브시샨 개발청장은 “6000여명의 IT 전문 인력이 있고 옛 소련 시절 전자관련 부품의 30%를 생산했을 정도로 산업기반도 튼튼하다”고 자랑했다.

국영방송에서 일하는 마리 카자란 기자(여)는 “별다른 자원이 없는 소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국자본과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곳 카프카스(코카서스) 지역에 처음으로 한국 외교의 교두보가 설치됐다. 25일 예레반에서는 정태익(鄭泰翼) 주러시아 한국대사, 타툴 마르크랸 아르메니아 외무장관 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명예총영사관이 문을 열었다. 초대 명예총영사는 현지 기업인인 아르멘 아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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