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통일 그리스도 교회’는 교세 확장을 위해 30초 길이의 TV 광고를 제작했다. 광고에는 건강한 체격의 사복 경비원들이 교회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레즈비언 커플, 남미계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의 교회출입을 가로막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때 “예수는 사람들을 돌려보내지 않는다. 우리(교회)도 마찬가지”라는 메시지가 흐른다.
공중파 방송사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CBS는 광고거부 이유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동성애자 결혼을 금지하기 위해 연방헌법을 개정하려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 편의 광고를 실을 수 없다”고 밝혔다.
NBC는 “논란의 소지가 너무 많다”는 짤막한 성명을 냈다.
광고를 거부당한 교회 측은 “대형 방송사가 (보수적인 시청자의 반발을 염려해)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방송사는 이런 비난을 일축했다. 광고거부 결정은 대선과 무관하게 올 2월 내려졌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초 이 광고가 공개됐을 때 대부분 교단에서 ‘우리 교회가 사람을 내쫓는 것으로 비친다’며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가장 보수적이라는 폭스방송을 포함한 케이블 방송은 대부분 이 광고를 방송하고 있다. 3대 방송 중 하나인 ABC는 ‘종교 광고는 사양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 교회 측이 광고를 낼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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